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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생각/좋은시

이외수 좋은 시 모음

 

 

선대인 경제학자가 KBS로부터 아침마당 출연정지를 당했다고 합니다.

KBS는 누구의 방송국인지 모르겠네요.

전기세에 편입되어 국민으로부터 세금을 받아 운영되는 KBS는

공영방송입니다.

솔직히 언론이 언제 공영방송이었던 적이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대규모 지진이 일어났을 때 자체방송을 그대로 내보내더니

자기 역할도 제대로 못하는 방송이 이제는 출연정지도 자기들 마음대로 하는군요.

납득할만한 이유라도 있으면 이해가 가지만...

이런 식으로 사람을 필요할 때 불러놓고 마음대로 출연정지시키는

이들의 행태는 도저히 이해할수가 없네요.

 

오늘은 이외수님의 좋은 시 모음을 올려드리겠습니다.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바람부는 날에는

바람부는 쪽으로 흔들리나니

꽃 피는 날이 있다면

어찌 꽃 지는 날이 없으랴

 

온 세상을 뒤집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밤에도

소망은 하늘로 가지를 뻗어

달빛을 건지더라

 

더러는 인생에도 겨울이 찾아와

일기장 갈피마다

눈이 내리고

참담한 사랑마저 소식이 두절되더라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침묵으로

세월의 깊은 강을 건너가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저무는 바다를 머리맡에 두고

 

살아간다는 것은

저물어 간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어떤 인연은 노래가 되고

어떤 인연은 상처가 된다

하루에 한번씩 바다는

저물고

노래도 상처도

무채색으로 흐리게 지워진다

나는 시린 무릎 감싸안으며

나지막히

그대 이름을 부른다

살아간다는 것은

오늘도

내가 혼자임을 아는 것이다

 

 

 

일몰

 

어릴 때무터

누군가를 막연하게 기다렸어요

서산머리

지는 해

바라보면

까닭없이

가슴만 미어졌어요

돌아보면 인생은 겨우

한나절

아침에 복사꽃

눈부시던 사랑도

저녁에 놀빛으로

저물어 간다고

어릴 때부터

예감이 먼저 와서

가르쳐 주었어요

 

 

 

가을비

 

사랑하는 그대

이제 우리 다시 만나면

소중한 말은 하지 말고

그저 먼 허공이나 바라보다

헤어지기로 할까

귀신도 하나 울고 가는

저녁 어스름

마른 풀잎 위로

가을비가 내린다

 

 

 

 

내 영혼이 죽은 채로 술병 속에

썩고 있을 때

잠들어 이대로 죽고 싶다

울고 있을 때

그대 무심히 초겨울 바람 속을 걸어와

별이 되었다

 

오늘은 서울에 찾아와 하늘을 보니

하늘에는 자욱한 문명의 먼지

내 별이 교신하는 소리 들리지 않고

나는 다만 마음의 점 하나만 찍어두노니

어느날 하늘 맑은 땅이 있어

문득 하늘을 보면

그 점도 별이 되어 빛날 것이다

 

 

이외수님의 좋은시 모음을 올려드렸습니다.

세상이 조금 어수선하지만

자신의 맡은 일을 열심히하면 좋은 일들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늘도 화이팅하는 하루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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